피나는 잇몸, 무너지는 건강 "잇몸질환"
이 질환은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질환이다. 인류가 탄생하고 지금까지 가장 많은 감염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대한민국 40대 이상의 장노년층의 경우 80~90%에서 발생한다. 바로, 바람만 들어와도 이가 시려서 풍치라고도 불리는 "잇몸질환" 혹은 '면역도 생기지 않고 호전되지 않는 무서운 병'이란 표현도 무색하지 않다. 충치와 달리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참다 참다 병원에 가면 잇몸 뼈가 녹아 있는 경우도 많다. 건강도 지키도 병원비도 절약할 수 있는 잇몸 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40대 이상에서 80~90% 면 거의 모든 성인이 잇몸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20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과반수에서 35세 이후에는 4명당 3명꼴로, 그리고 40세 이상의 경우는 80~90%에서 잇몸질환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잇몸을 잘 살피는 일은 그래서 필요하다.
잇몸질환은 심한 통증 없이 진행되므로 대개 본인이 통증을 느낄 때는 이미 치아를 빼야 할 정도로 염증이 심해져 있다. 그래서 잇몸질환을 소리 없이 찾아와 치아를 빼앗아가는 도둑이라고 표현한다. 40대 이상의 나이는 훨씬 이전부터 잇몸이 무너지기 시작해서 하나의 질환 형태로 나타나는 시기라는 말이 더욱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건강한 사람의 잇몸도 1년에 0.1~0.2mm 정도는 자연스럽게 소실되는데, 그래서 40대 중반이 넘어가면 치주 질환이 쉽게 나타난다.
우리 입안은 세균이 번식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곳이다. 구강 내에는 현재 발견된 미생물만 해도 19가지이다. 병원성 세균은 아직 안 밝혀진 것이 많다. 입속이나 잇몸, 잇몸 뼈 깊숙한 곳, 목구멍 등은 세균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입안 세균의 영양분은 바로 단당류인 설탕인데, 누구나 단것을 먹기에 당연히 세균을 번식하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충치는 특정 치아 한 개에만 나타나지만 풍치는 주변 모든 치아에 영향을 미친다. 화재와 비교하자면 충치는 방 한 칸 타버린 것이지만 풍치는 집 전체가 잿더미가 된 것과 같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잇몸질환으로 의심해 보는 게 좋을까?
1) 잇몸질환이 의심스러운 증상.
과일을 베어 먹거나 칫솔질할 때 쉽게 피가 난다, 선홍색이 아닌 자줏빛을 띠고 잇몸이 붓는다, 잇몸에 분화구 같은 궤양이 있거나 통증이 있다, 이가 시리고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에 통증이 생긴다, 호흡 시에 불쾌한 악취나 맛이 느껴진다, 이가 흔들리고 치아 사이의 간격이 넓어진다, 잇몸이 점점 내려앉아 이가 길어 보인다.
2) 잇몸병을 유발하는 원인.
치석 : 치아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끈적끈적하고 무색의 프라그라는 세균 막이 단단해져 치석이 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 틈이 생겨 치주낭과 같은 염증이 생긴다.
흡연 : 흡연은 니코틴의 독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조직 파괴 외에도 흡연 시의 구강 내 온도 상승, 흡연 후 입 마름 등의 여러 가지 다양한 악화 환경을 함께 만들어 잇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잃게 한다.
스테레스 : 면역력 악화로 인한 증상의 악화와 함께 스트레서를 풀리 위해 음주나 흡연을 할 경우에는 2차적인 악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호르몬 : 생식 호르몬은 신장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잇몸이 약해지게 되며, 흔히 겪게 되는 대표적인 예로 임신, 출산, 갱년기의 잇몸질환이 있다.
보통 치아가 좋으면 부모님에게 물려받았다는 말들을 한다. 그런데 잇몸질환도 유전적인 영향을 받을 때가 있다. 유전적 요인이 치은염이나 치주염 등 각종 잇몸질환이 발생하는 데 한몫한다. 가족력이 있어 선천적으로 잇몸이 약해서 쉽게 잇몸질환이 생길 수 있다. 어려서부터 충치 하나 없이 깨끗한 이를 가진 사람이라고 잇몸질환을 안심해서도 안 된다. 충치와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은 서로 다르며 상대방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충치가 많다면 오히려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은 적다는 뜻이다. 반대로 충치가 적다면 잇몸질환 가능성은 높다. 어릴 때 충치가 적었던 사람일수록 오히려 잇몸질환에 대비해 칫솔질과 치실 사용을 열심히 해야 한다.
잇몸병은 보통 정상에서 치은염이 생겼다가, 치주염으로 발단한다. 치주병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아를 잃을 수도 있고 입안의 세균이 혈관으로 침투해 전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로 계속 방치할 경우 치은 경계부에 국한되어 있던 프라그나 치석이 잇몸 뼈 쪽으로 진행되고 잇몸뼈가 영향을 받으면서 서서히 잇몸뼈가 녹게 된다.
잇몸병 때문에 다른 질병도 생길 수 있는 걸까?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을 통해 혈관에 들어가 손상을 입히고 혈당 조절을 방해해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3배나 높다. 치명적인 심장 발작이 발생할 확률은 1.5~2배, 뇌졸중은 3배 정도 높다. 입안에 세균이 들어오면 방어작용으로 백혈구가 많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혈전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생기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올 수 있다. 이 밖에 8개월 만에 사산된 태아를 부검한 결과 태아의 혈액과 위에서 엄마의 구강 내 잇몸 염증을 유발한 세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사모의 혈류를 타고 들어간 치주염 박테리아가 세균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3) 잇몸질환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알아보자.
잇몸질환이 있는 땐 소금으로 닦는 것이 좋다 : 소금물은 어느 정도 소독 효과는 있으나 소금이나 죽염이 잇몸에 직접 닿으면 잇몸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치석이 잘 생기는 체질이 따로 있다 : 우리 몸에 체액이 흐르는 곳에서는 석회화가 생기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결석이다. 치아에도 타액의 성분과 점도 등에 따라서 치석이 잘 생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먹는 음식의 기호에 따라 칼슘이나 근근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치석이 조금 더 잘 생길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치면 세균 막(치태), 특 프라그이다. 이것이 계속 남아 있으면 타액 중 칼슘을 흡수하여 치석이 생긴다.
잇몸질환은 먹는 약으로 고칠 수 있다 : 잇몸질환은 흔히 프라그라고 부르는 치태, 그리고 치석 때문에 생긴다. 세균 덩어리와 음식물 찌꺼기가 혼합된 치태는 오래되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되는데 이 치석은 세균이 만들어내는 칼슘 성분을 이용해 치아 외부에 단단히 붙어 있다. 이에 달라붙는 치석을 약으로 녹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잇몸 질환 치료제는 잇몸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지 치석을 녹여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 염증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효과가 있지만 치석을 그대로 두고 잇몸 염증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일시적으로 염증이 낫더라도 결국 재발할 수밖에 없다.
잇몸질환이 있으면 임플란트를 할 수 없다 : 치주 질환에 걸리면 임플란트를 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나 심한 치주 질환으로 치조골이 소실된 사람의 경우에도 대부분 잇몸뼈 이식을 통해 임플란트를 시술받을 수 있다.
전동칫솔은 잇몸에 좋지 않다 : 회전식 전동칫솔은 힘이 강해 칫솔모가 잘 닿는 앞부분의 경우 치석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칫솔모가 치아에 닿는 부분이 한정적이고 치아 사이를 닦으려고 각도를 바꾸거나 칫솔모를 밀착시키면 잇몸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칫솔모가 닿는 부분은 잘 닦이지만 닿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이를 닦으라고 하면 오히려 잇몸이 다칠 수 있다.
4)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올바른 양치질 습관이다. 올바른 양치질은 치주 질환의 원인인 치태와 치석의 생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양치질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양치질은 치태의 제거 및 치석형성 억제에는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일단 형성된 치석을 제거하지는 못한다. 치석을 제거하는 좋은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요즘은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 등은 칫솔질만으로는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치태 예방과 음식물 찌꺼기를 말끔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부가적으로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치간칫솔은 칫솔로 잘 닦이지 않는 큰 치아 사이의 공간이 있는 경우 또는 어금니에서 한 치아의 뿌리 사이가 노출된 경우에 사용한다.
평소 습관을 잘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양치질을 세게 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세게 닦으면 더 깔끔하게 닦이고, 시원하게 닦이는 느낌이라 양치질을 할 때 칫솔질을 세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습관도 치아를 심하게 손상시킨다. 치아 밑부분의 잇몸이 둥글게 감싸고 있어야 정상인데 점점 V자 모양으로 패이면서 잇몸 염증으로 잇몸이 붓고 내려앉아, 나중에는 치아의 신경까지 밖으로 노출된다.
초조한 상황이 생겼을 때나 혹은 잠잘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가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이를 가는 현상은 보통 음식물을 씹을 때보다 2~10배 이상의 강한 힘이 작용되기 때문이다. 치아의 표면이 심하게 마모되고 이도 흔들리게 되며 치과 치료를 받았던 부분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